[보호수 기록 #28] 해외의 노거수 보호 정책: 일본과 유럽은 오래된 나무를 어떻게 관리할까?

안녕하세요. 사실 저는 얼마 전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나라들은 이 노거수 나무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것들과 공부한 내용들을 섞어서 일본이랑 유럽의 노거수 보호 이야기를 좀 들려드릴게요.


일본, 나무에 깃든 영혼을 대하는 자세

일본 여행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은 정말 나무에 진심인 나라예요. 특히 신사나 사찰에 가면 수령이 수백 년, 수천 년 된 나무들이 즐비하죠. 제가 교토의 어느 작은 신사에서 만난 삼나무는 진짜 말도 안 되게 컸거든요.

일본의 노거수 정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천연기념물 지정과 더불어 '수목의'라는 전문가들의 활약이에요. 나무 의사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려나?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이 제도를 아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단순히 "나무가 아프니까 약을 주자" 수준이 아니더라고요.

한번은 가고시마의 야쿠시마 섬에 있는 '조몬스기'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긴 수령이 무려 2천 년에서 7천 년 사이로 추정된대요. 사실 이 정도면 거의 신령님 아닌가요? 일본 사람들은 이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해 뿌리 근처에 아예 사람이 발을 못 붙이게 나무 데크를 엄청나게 정교하게 깔아둬요. 흙이 다져지면 뿌리가 숨을 못 쉬니까요.

그런데 재밌는 건, 일본은 이런 보호 정책이 법적인 규제 때문만이 아니라는 거예요. 일본 특유의 '애니미즘' 정서가 깔려 있어서 나무를 신성시하는 문화가 있거든요. 나무에 금줄을 치고 소원을 비는 모습, 크~ 이게 바로 일본 특유의 감성이죠. 법보다 무서운 게 사람들의 진심 어린 존경심이라는 걸 새삼 느꼈어요.


유럽, 도시와 나무가 같이 나이 먹는 법

유럽으로 넘어가 볼까요? 독일이나 영국 같은 나라들은 노거수를 대하는 태도가 일본과는 또 달라요. 일본이 약간 종교적이고 숭고한 느낌이라면, 유럽은 뭐랄까. 정말 일상 속의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독일에 갔을 때 공원에서 본 오크 나무들이 기억에 남네요. 우리나라는 보통 오래된 나무 주변에 펜스를 치고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붙여놓잖아요? 근데 독일은 나무가 부러지지 않게 지지대를 정말 예술적으로 세워놓고는 그 아래에서 사람들이 그냥 피크닉을 즐겨요.

특히 영국은 Veteran Trees(노거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기가 막히게 잘 되어 있어요. '에인전트 트리 인벤토리'라고 해서 일반 시민들이 자기 동네에 있는 오래된 나무를 직접 등록하고 상태를 공유해요. 국가가 관리하는 게 아니라 온 마을 사람들이 "우리 동네 저 나무, 오늘 컨디션 좀 안 좋아 보이는데?" 하면서 챙기는 거죠. 진짜 신기하지 않아요?

유럽의 정책 중 진짜 배울 점은 '안전'과 '보전' 사이의 균형이에요. 나무가 너무 늙어서 가지가 부러질 위험이 있으면 무조건 베어버리는 게 아니라, 주변에 경고 표지판을 세우거나 가지를 아주 정교하게 전정해서 생명을 연장시켜요. "나무가 위험하니까 베자"가 아니라 "나무가 힘드니까 우리가 조심하자"는 마인드인 거죠. 와, 마인드 자체가 너무 멋있잖아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

두 나라의 사례를 보면서 제가 느낀 건, 결국 데이터와 전문성이에요. 일본은 수목의라는 전문가 집단이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유럽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여요.

우리나라도 요즘은 보호수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긴 해요. 하지만 가끔 보면 나무 주변을 시멘트로 꽉 막아버리거나, 영양제만 주구장창 놓는 걸 보면 좀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나무도 숨을 쉬고 싶어 할 텐데 말이죠.

여러분은 혹시 동네에 있는 오래된 나무의 이름을 알고 계시나요? 혹은 그 나무가 언제부터 거기 서 있었는지 궁금해 본 적 있나요? 사실 거창한 정책보다 중요한 건 우리 집 앞을 지켜주는 그 늙은 나무에게 건네는 따뜻한 시선 한 줄기인 것 같아요.

저도 이번에 공부하면서 알게 된 건데,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뿜어내는 산소량과 생태적 가치는 어린 나무 수백 그루와 맞먹는다고 해요. 단순히 "오래 살았네"를 넘어서 지구의 허파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셈이죠.


마무리하며

일본의 정성스러운 관리와 유럽의 일상적인 공존.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공통점은 분명해요. 나무를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 대우한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이제는 단순한 '관리'를 넘어 '존중'의 단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 나무가 여러분의 하루를 조금 더 시원하게 만들어줄지도 모르니까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예요. 혹시 여러분 주변에도 정말 멋진 노거수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저도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거든요.


전문적인 학술/정보 사이트

  • 일본 수목의회 (Japan Tree Surveyors Association)

  • 영국 우드랜드 트러스트 (Woodland Trust - Ancient Tree Inventory)

  • 유럽 수목학 협회 (European Arboricultural Council)